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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 이야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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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 이야기

고뇌란? -나상호 교무님-

관리자 2009.08.01 09:00 조회 수 : 3074

일년에 한 차례 있는 교무 훈련에 임하게 되니 마음이 참 한가롭다. 무엇보다 점심 공양 후에 2시간 동안 주어지는 휴식 시간은 심신을 더 여유롭게 하여 많은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. 점심 공양을 하고 산책을 하기 위해 현관을 나서는데 현관 문 앞에 마련된 마루에 앉아 있던 친한 교무가 내 손을 다정하게 툭 치며 한 마디 던진다.

“왜 이렇게 고뇌에 찬 표정이야?”

“고뇌? 아니 뭘. 잠깐 무슨 생각 좀 하느라고. 고뇌야 부처님이나 대종사님께서도 도를 깨치기 전에는 하시지 않았나. 도를 얻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 아냐?”

“고뇌가 무슨 뜻인 줄이나 알고 그래?”

무슨 신기한 일이라도 터뜨릴 듯 벙긋벙긋 웃으며 묻는다.

“고뇌야 다 아는 뜻 아니야? 새삼스럽게 무슨.”

부질없는 뜻풀이는 할 생각조차도 하지 않는데, 내 말을 가로채며 답하는 그 교무의 말에 함께 있던 모든 사람이 박장대소(拍掌?笑)를 했다.

그 걸쭉한 말인 즉, “고뇌(苦惹)란 뇌(腦) 속에 고(苦)가 들어 있는 거야.”

“그럼, 뇌 속에 낙이 들어 있는 것은 낙뢰(樂惹)인가?”

짐짓 웃음을 거두고 응답하는 억짓소리에 사람들이 또 한바탕 웃는다.

“낙뢰(落雷)란 벼락 떨어지는 거 아냐?”

선배 교무님의 일갈에 또 한 바탕 웃음보가 터진다.

‘일찍이 성자들께서는 왜 깊은 고뇌에 잠기셨을까?’ 하고 생각해 본다.

성자들의 고뇌는 고행과 함께 있었다. 우주와 인간을 주재하는 이치와 진리를 깨닫기 위하여 그 지경에 들었고 그 결과 깨달음을 얻어 진리와 신에 합일하는 경지에 이르른 것이다. 쉬임 없는 고뇌의 적공(積功)은 깨달음에 이르고 그것은 결국 영원한 극락생활로 귀결되고 만 중생에게 그 길을 밝혀 주신 것이다.

대종사께서 말씀하시기를 “한 마음이 선하면 모든 선이 이에 따라 일어나고 한 마음이 악하면 모든 악이 이에 따라 일어나나니 그러므로 마음은 모든 선악의 근본이 되나니라.”<대종경 요훈품 3> 하셨다.

고와 락이 이 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며, 그에 따라 선악이 있고 선업과 악업이 있다. 그렇게 지어서 받은 것이 인과의 이치에 따른 극락(천국, 천당)과 지옥에 처함이 되며 구원받는 길도 바로 여기에 있다.

그런데 이 극락과 지옥이라는 것도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도 구현이 가능하다.


????“마음이 죄복과 고락을 초월한 자리에 그쳐 있으면 그 자리가 곧 극락이요, 죄복과 고락에 사로잡혀 있으면 그 자리가 곧 지옥이니라.”<대종경 변의품 10장 중에서>


‘고뇌’의 참 가치는 ‘진리의 깨달음’ 즉 영원한 삶의 근본에 대한 깨달음에 있다. 왜냐하면 우리는 일생이 아닌 영생을 살기 때문이다.

다시금 내가 하는 고민 또는 고뇌가 이 한 몸뚱이 부지를 위한 그것은 아닌가 하고 반조해본다.